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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듣기의 비밀 (1) – 듣기 학습의 4단계

특별 연재 시리즈, “영어 듣기의 비밀”에서는 많은 분이 어려워하는 영어 ‘듣기’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깊이 파헤쳐 볼 텐데요.

아마 이런 내용은 토종네이티브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내용이니, 꼭 끝까지 읽어보세요!

시리즈는 총 5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듣기 학습의 4단계
  2. 영어 ‘듣기’가 안 되는 2가지 이유
  3. 영어를 ‘듣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상)
  4. 영어를 ‘듣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하)
  5. 영어 ‘듣기’를 향상시키는 과정

영어 듣기에 대해 이렇게 깊게 다루는 이유는 그만큼 듣기는 매우, 매우,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안 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단적으로 아기들을 보면, 글을 몰라도 말을 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청각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은 언어 발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죠.

듣기는 영어 말하기의 출발점이자 기본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듣기가 이렇게나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듣기 능력이 어떻게 습득되는지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영어 선생들도, 이 내용을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듣기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이며, 고도의 두뇌 활동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어로 듣는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때문에 ‘듣기’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 느끼지 못하죠.

그 이유는 ‘우리말 듣기’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정확히는 아주 갓난아기 때 완성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영어 듣기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요?

듣기 학습의 4단계

4 stage of learning/competence, 학습/숙련의 4단계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어떤 기술을 익힐 때, 다음의 4단계를 거친다는 것인데요.

Hierarchy of Competence
  1. 무의식적 무능함 (내가 못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
  2. 의식적 무능함 (내가 못 한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
  3. 의식적 능숙함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할 줄 알게 된 상태)
  4. 무의식적 능숙함 (몸에 완전히 배어서, 의식적 노력 없이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상태)

영어에 대입해서 살펴볼까요?

1단계, 내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단계입니다.

영어에 본격적으로 흥미를 붙이기 전에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상태에 있죠. 사실 이 단계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모르는 게 약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내가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같이 영어에 발을 들여놓은 분들은 1단계는 이미 지난 상태일 텐데요.

2단계로 접어들면서 불행한 현실과 마주치게 됩니다.

내가 영어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 모르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거죠.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 단계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끝까지 극복하는 분들은 그다음 단계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됩니다.

3단계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한때는 못 하던 것을 할 수 있게 된 상태입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주변에서 ‘영어 좀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마지막 4단계는 완전히 몸에 익혀, 너무나 자연스럽게 되어 내가 잘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흔히 무아지경의 경지에 오른다고 말하는 단계입니다.

우리가 모국어로 쓰는 ‘한국어’ 능력이 바로 마지막 4단계에 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라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듣자마자 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의 한국어 듣기 능력이 처음부터 4단계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갓난아기 때는 한국어로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거의 없었지만, 1,2,3단계를 거친 후 자연스럽게 4단계에 이르게 된 것인데요.

그런데 이 과정이 갓난아기 때 이루어졌기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은 없고 원래 있었던 능력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듣기’가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지, 얼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이죠.

정리하면,

‘듣기’의 과정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복잡하며,
따라서 듣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라는 것이죠.

앞으로 특별 연재 시리즈 ‘영어 듣기의 비밀’에서 알려드릴 내용이 바로 이것인데요.

‘듣기라는 복잡한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와 이를 바탕으로 한 학습 전략.

정확히는 당신의 영어 듣기 능력을 2단계(의식적 무능력)에서 3단계(의식적 능력)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물론 이 시리즈를 읽기만 한다고 듣기 능력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잘못된 방법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일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영어 듣기가 안 되는 2가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