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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듣기의 비밀 (3) – 영어 듣기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상)

영어 ‘듣기’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5부작 연재 시리즈의 3번째, ‘영어 듣기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상)’편입니다.

5부작 시리즈로 다룰 만큼 영어에서 ‘듣기’는

매우, 매우,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이게 안 되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지난 1,2편의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듣기’란 결국 ‘소리’라는 박스에 담긴 ‘의미’라는 내용물을 꺼내는 과정이고, 크게 2가지 단계로 나눠집니다.

  1. 소리를 듣는다 = 박스를 받는다
  2. 들은 소리에서 의미를 해석한다 = 박스를 풀고 내용물을 꺼낸다

이 두 단계에 따라, 영어 듣기가 안 되는 이유도 2가지라고 했죠.

  1. 소리(단어들) 자체를 듣지 못하거나
  2. 소리(단어들)는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거나

이번 편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좀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듣기’가 매우 복잡하고, 고도의 뇌 활동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아직까지는 뭐가 그렇게 복잡하다는 것인지, 아직 이해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듣기의 2단계를 다시 보겠습니다.

  1. 소리를 듣는다 = 박스를 받는다
  2. 들은 소리에서 의미를 해석한다 = 박스를 풀고 내용물을 꺼낸다

이 두 단계를 ‘소리 인식’‘의미 분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실은 훨씬 더 복잡한 세부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듣기’는 적어도 6가지의 다른 뇌 부위가 참여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my cat’이라는 영어 단어를 듣는 과정을 예로 살펴보죠.

맨 오른쪽의 ‘예’ 칸을 보시면, 1,2,3번 단계에서는 파란색 글씨이고, 4,5,6번에서는 영어 알파벳이 쓰여 있습니다.

파란색 글씨는 국제음성기호(IPA), 즉 발음 기호인데요. 실제 ‘소리’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파란색(발음 기호) = 소리의 영역
소리 인식 (1,2,3)

검은색(알파벳) = 의미의 영역
의미 분석 (4,5,6)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제 각 단계를 살펴보면서, 오늘의 중심 주제인 ‘듣기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살펴보겠습니다.

영어 듣기를 위해 필요한 것 1편 – 소리 인식

1,2,3 단계는 위 표의 설명만 봐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소리 인식의 각 단계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청력에 이상이 없어야 한다.
  2. 영어 자모음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3. 그 자모음 속에서 영어 단어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먼저 1번, 기본적인 청력에 이상이 없다면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이 아닙니다.

다음 2번을 볼까요?

영어의 자모음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가?

이 질문 자체가 사실 생소할 수 있는데요. 이게 무슨 뜻일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영어는 한국어와 다른 언어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자모음 소리도 다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R과 L 발음이죠.

한국어에서는 두 발음 사이의 구분이 없지만, 영어에서는 다른 발음입니다.

right와 light, rock과 lock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죠.

모음을 예로 들면, feel과 fill과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어에서는 ‘ㅣ’의 발음이 한 종류지만, 영어에서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모음 소리를 구분할 수 있어야 정확한 소리 인식이 가능하죠.

영어에 두 가지 ‘ㅣ’ 발음이 있는지 처음 아셨다고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 2번 단계에서 수많은 문제가 수많은 문제를 겪으셨을 것입니다.

‘ㅣ’ 발음의 두 가지 소리를 모르셨다는 것은 영어의 자모음 소리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고, ‘ㅣ’ 발음 외에도 r/l, b/v, f/p, th 발음 등 영어 고유의 소리르 대부분 인식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모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3번, ‘그 자모음 속에서 영어 단어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알아들은 자모음 소리를 토대로 단어를 조합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자모음을 완벽히 들어도 제대로 될까 말까 한 과정이 3번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일종의 퍼즐을 푸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퍼즐은 띄어쓰기와 쉼표, 마침표 등 문장부호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어디서 띄어쓰기를 해야 하는지 알아내야 하는 퍼즐입니다.

이렇게 말이죠.

“fourscoreandsevenyearsagoourfathersbroughtforthonthiscontinentanewnationconceivedinlibertyanddedicatedtothepropositionthatallmenarecreatedequal”

어떠세요?

영어를 들을 때 말이 조금만 길어지거나 빨라지는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마치 위와 같은 글을 읽을 때의 느낌이 아닐까요?

그런데 말을 할 때는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글로 쓸 때처럼 단어마다 띄어서 말하지 않기 때문이죠.

영어는 더더욱 심합니다. 여러 단어를 한꺼번에 묶어서 발음하는 ‘연음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단어의 구분’이 되어 있지 않으면, 의미 분석 자체가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3번 단계, ‘자모음 속에서 단어를 찾아낸다’가 필요한 겁니다.

3번에서 ‘단어의 구분’을 해 주는 것이죠.

자, 그럼 이와 같은 띄어쓰기 퍼즐을 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네, 답은 어렵지 않습니다.

단어를 많이 알면 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단어를 안다’는 것을 조금 명확히 해야 합니다.

앞서 보여드린 띄어쓰기 퍼즐과는 다르게 ‘눈’이 아닌 ‘귀’로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단어의 ‘스펠링’이 아닌,
‘소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겁니다.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단어를 외우실 때, 소리 내서 외워보신 적이 얼마나 되나요?

또, 더 중요한 건데,

단어의 정확한 소리가 어떻게 되는지를 체크해보신 적이 얼마나 되세요?

아마 100번 중에 한 번도 안 될 겁니다.

(사실 고백하자면 저도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솔직히 시중의 단어장에는 발음이 제대로 적혀 있는 경우도 많지 않고, 또 발음 찾아보기가 귀찮거든요.

하지만 그 덕에(?) 지금까지도, 발음을 잘못 알고 있었던 단어를 한두 개씩 계속 발견합니다.

가장 최근에 발견한 건 respite인데요.‘리스파잇’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 발음 ‘레스핏’이었던 겁니다.

그 말인즉,  제가 지금까지 이 단어의 의미와 스펠링 알고 있었지만, 실제 대화에서 나왔을 때는 못 알아들었을 것입니다.

혹시  영어 문장도 글로 쓴 것 알아봤는데 귀로 들을 땐 못 알아들 경험을 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게 바로 이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게 지난 시간에 말씀드렸던, 아는 단어도 안 들리는 경우의 실체입니다.

그런데 저처럼, respite 같이 가뭄에 콩 나듯 쓰이는 단어를 잘못 알고 있는 건 별문제가 안되겠지만,

문제는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도
잘못 아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 몇 개만 보죠.

(원칙대로라면 발음 기호로 포기해야 하지만, 모르는 분들도 알아보실 수 있게 한글로 적었습니다.)

이렇게 자주 쓰이는 단어들도 소리를 잘못 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아는’ 단어가 대부분일지라도 귀에는 전혀 인식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러면 아까 퍼즐보다 한층 더 높 난이도가 됩니다.

이렇게 말이죠.

image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게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다시 3번의 기본 조건으로 돌아가면, ‘자모음 속에서 영어 단어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였죠?

그렇다면 이것을 위해 필요한 것?

 단어의 소리(발음)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조건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 단순한 조건의 진짜 중요성을 잘 모르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 저는 안타깝습니다.

단어의 소리를 정확히 아는 것의 중요성이 조금만 강조되었다면, 많 분들이 듣기에 대해서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으셔도 될 텐데 말이죠.

단어를 외울 때 소리도 같이 외우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일까요? 원래 들여야 되는 노력에서 조금만 더 하면 되는 것인데요.

하지만 의지의 문제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것이, 여전히 보통 학습자 입장에서는 단어장 등을 구할 때 소리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의지가 있어도 자료가 잘 안되어 있어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거죠.

하지만, 저희 토종네이티브와 함께하시고, 오늘 글을 읽으신 당신 다르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단어의 소리를 체크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으신다면, 그 작 습관이 얼마나 큰 듣기 능력의 향상으로 돌아오시는지 직접 체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지난 시간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제 글을 읽는 것만으로 듣기 능력이 생기는 것 아니고,그 내용을 직접 적용하기 위한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구요.

제가 아무리 좋 팁을 드려도,
직접 쓰시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듣기 능력을 원하신다면, 오늘부터 단어의 소리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세요.

원어민의 음성을 직접 듣는 것이 가장 좋지만, 글로 쓰여 있는 경우에도 읽을 수 있도록 발음기호를 익히신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자, 이제 오늘의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듣기의 첫 번째 절반인 ‘소리 인식’ 과정을 뇌과학적으로 3가지 단계로 나누어 알아보고, 각 단계별로 필요한 조건을 살펴봤는데요.

image

(위의 표를 조금 수정해서, 각 과정과 그에 따라 필요한 조건을 정리했습니다.)

이 3단계의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듣기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리를 듣고 인식한다’라는 부분이 충족되는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 이 소리를 토대로 ‘의미를 이해하는’ 부분이 되겠죠.(이 부분 말씀드렸다시피 다음 시간에 다루겠구요)

그런데, 중요한 내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위 표의 마지막 줄을 봐 주세요. 여기에는 큰 의미가 숨어 있는데요, 무엇이냐면…

1,2,3번의 ‘소리 인식’ 과정을 거쳐야
글로 쓴 영어를 볼 때와 똑같이 된다!

라는 겁니다.

위 표의 my cat이라는 예는 너무 짧아서 잘 와닿지 않으실 것 같아서,
3번에서 든 퍼즐의 예를 다시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눈의 피로를 좀 덜어 드릴게요. ^^

“four score and seven years ago our fathers brought forth on this continent a new nation conceived in liberty and dedicated to the proposition that all men are created equal”

드디어 띄어쓰기가 정상적으로 되어 있는 영어가 되었습니다.
어떠세요? 이제는 해석을 어찌어찌 시도해 볼 수 있는 상태가 되었죠? 정 안되면 번역기라도 돌려 볼 수 있으니까요.

(참고로, 내용 링컨 대통령의 Gettysburg 연설 도입부입니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읽기’에서는 이렇게 띄어쓰기가 잘 되어 있는 글이 출발점이지만,
‘듣기’에서는 여기에 오는 것까지가 이미 반을 차지한다!

듣기에서는 이렇게 해석 이전에 사전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분들 ‘귀로 영어를 듣는 것’보다 ‘눈으로 영어를 읽는 것’을 더 편하게 느끼시는 겁니다.

그렇다고 듣기가 읽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익숙한 것’의 차이일 뿐이죠.

실제 아기의 언어발달에서 ‘듣기’는 ‘읽기’보다 훨씬 먼저 오고, 또 말을 못 하는 사람 거의 없어도 글을 못 읽는 ‘문맹’인 사람들 아직도 존재하니까요.

이것 오히려 기형적인 한국 영어교육을 더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듣기’가 ‘읽기’보다 더 자연스러운 능력인데도 불구하고, ‘익숙함’ 완전히 뒤집혀 있는 것이죠.

‘익숙함’이란 결국 노출된 시간의 길이일 뿐입니다. ‘듣기’보다 ‘읽기’에 훨씬 많 시간을 할애했을 뿐인 거죠.

다시 오늘 내용 정리로 돌아가자면,
결국 제가 강조하고 싶 것 ‘소리 인식’의 중요성입니다. 이제 제가 왜 ‘이게 안 되면 아무 것도 안 된다’라고 했는지 감이 오실 겁니다.

그리고 이 소리 인식의 필수요소는 자모음 소리와 각 단어의 소리(발음)였는데요.

이만큼 중요하기에 토종네이티브의 프로그램 모두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모르면 어떻게 된다구요?

image

이런 퍼즐을 푸는 것과 같이 됩니다.

그러니 다시 한번 당부드리지만 오늘부터 꼭! 단어의 소리를 체크하세요.

지금까지 소리의 인식 과정을 살펴봤는데요.

다음편에서는 이 인식한 소리의 의미를 머릿속으로 순식간에 분석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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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듣기의 비밀 (2) – 영어 듣기가 안 되는 2가지 이유

영어 듣기의 비밀을 뇌과학 측면에서 다루는 “영어 듣기의 비밀” 시리즈. 첫 번째 ‘듣기 학습의 4단계’에 이어, ‘영어 듣기가 안 되는 2가지 이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영어 듣기는 소리에서 의미를 뽑아내는 과정이다.

만약 위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영어 듣기가 왜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을 텐데요.

아직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조금 이상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애초에 말이라는 게 필요한 이유가 뭘까요?

내 생각을 직접 텔레파시로 전달할 수 있다면, 말이 필요하지 않겠죠.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서 생각을 끄집어내어, 상대방도 알아들을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말’이잖아요?

그런데 ‘말’은 결국 ‘소리’의 형태로 전달되기 때문에, ‘말’은 ‘의미를 소리에 담아 전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다른 말로,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도 하죠?

즉, ‘소리는 의미를 담는 박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리는 의미를 담는 박스

박스 중에서도 흔한 택배 박스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요한 건 박스(소리)가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의미)이지만, 배달 과정에서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고 전달이 되려면, 박스도 적절히 포장되어야 하겠죠.

그리고 이 ‘적절한 포장’은 나라마다, 언어마다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고양이’, 영어로는 ‘cat’이라는 박스에 담기지만, 사실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같은 것이죠.

그래서 이 택배 박스의 비유에 맞춰, ‘듣기’라는 과정을 두 가지로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박스를 받는다 = 소리를 듣는다
  2. 박스를 풀고 내용물을 꺼낸다 = 들은 소리에서 의미를 해석한다

두 가지 과정이 원활히 일어나야 ‘듣기’ (소리에서 의미를 뽑아내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꽤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한 번 더 다른 방식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대화를 하다가 ‘잘 못들었을 때’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1. 소리 자체를 잘 못들었을 때 : “뭐라고? 잘 못들었어.”
  2. 말소리는 잘 들었는데 이해를 못했을 때 :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역시 방금 위에서 말씀드린 ‘듣기의 두 가지 과정’과 일치합니다.

첫 번째로 ‘소리를 못들은 경우’는 곧 ‘박스(소리)를 못받은 경우’이고, 두 번째 ‘소리는 들었으나 이해를 못한 경우’는 ‘박스(소리)는 받았지만, 내용물(의미)을 꺼내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영어 듣기와 관련된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이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듣기가 안 되는 문제는 모두 두 가지 중에서 문제가 생겨 발생합니다.

다시 정리하면,

  1. 소리 자체를 듣지 못하거나
  2. 소리는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거나

따라서 듣기 문제의 해법도 이 둘 중 하나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해법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하나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는데요.

소리 = 단어

영어를 포함한 모든 언어는 ‘단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단어’는 ‘의미를 이루는 기본 단위’이죠.

따라서 위에서 말한 ‘의미를 담는 박스로서의 소리’는 곧 ‘단어의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에서 말씀드린 영어 듣기의 문제 두 가지는

  1. 문장의 단어 자체를 듣지 못하거나
  2. 단어는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거나

로 바꿔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단어를 몰라서 듣기가 안 되는 것 아닌가? 단어를 더 많이 외워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어를 많이 알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어휘력은 훌륭하지만, 실전에서 말하기도, 듣기도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는 단어도 듣지 못하는 경우

에 해당하는 것이죠. 아는 것도 듣지 못한다면 단어를 아무리 많이 외워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해결책도 다음 편에서 알려드리도록 할 예정인데요.

이번 ‘영어 듣기가 안 되는 두 가지 이유’에서 다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듣기가 안 되는 두 가지 이유

  • ‘듣기’란 ‘소리’라는 박스에 담긴 ‘의미’라는 내용물을 꺼내는 것이다.
  • ‘듣기’를 이루는 2단계 과정 : 소리를 듣는다 > 소리에서 의미를 찾는다
  • 듣기가 안 되는 첫 번째 이유 : 문장의 소리(단어) 자체를 듣지 못한다.
  • 듣디가 안 되는 두 번째 이유 : 소리(단어)는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

문제의 원인을 알았다면, 해결책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겠죠?

다음 편, ‘영어 듣기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에서 그 해결책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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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듣기의 비밀 (1) – 듣기 학습의 4단계

특별 연재 시리즈, “영어 듣기의 비밀”에서는 많은 분이 어려워하는 영어 ‘듣기’를 뇌과학의 관점에서 깊이 파헤쳐 볼 텐데요.

아마 이런 내용은 토종네이티브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내용이니, 꼭 끝까지 읽어보세요!

시리즈는 총 5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듣기 학습의 4단계
  2. 영어 ‘듣기’가 안 되는 2가지 이유
  3. 영어를 ‘듣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상)
  4. 영어를 ‘듣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하)
  5. 영어 ‘듣기’를 향상시키는 과정

영어 듣기에 대해 이렇게 깊게 다루는 이유는 그만큼 듣기는 매우, 매우,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안 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단적으로 아기들을 보면, 글을 몰라도 말을 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청각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은 언어 발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죠.

듣기는 영어 말하기의 출발점이자 기본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듣기가 이렇게나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듣기 능력이 어떻게 습득되는지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영어 선생들도, 이 내용을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듣기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과정이며, 고도의 두뇌 활동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어로 듣는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때문에 ‘듣기’가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 느끼지 못하죠.

그 이유는 ‘우리말 듣기’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정확히는 아주 갓난아기 때 완성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영어 듣기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요?

듣기 학습의 4단계

4 stage of learning/competence, 학습/숙련의 4단계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어떤 기술을 익힐 때, 다음의 4단계를 거친다는 것인데요.

Hierarchy of Competence
  1. 무의식적 무능함 (내가 못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
  2. 의식적 무능함 (내가 못 한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
  3. 의식적 능숙함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할 줄 알게 된 상태)
  4. 무의식적 능숙함 (몸에 완전히 배어서, 의식적 노력 없이도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상태)

영어에 대입해서 살펴볼까요?

1단계, 내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단계입니다.

영어에 본격적으로 흥미를 붙이기 전에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상태에 있죠. 사실 이 단계가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모르는 게 약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내가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같이 영어에 발을 들여놓은 분들은 1단계는 이미 지난 상태일 텐데요.

2단계로 접어들면서 불행한 현실과 마주치게 됩니다.

내가 영어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 모르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거죠.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 단계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끝까지 극복하는 분들은 그다음 단계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게 됩니다.

3단계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한때는 못 하던 것을 할 수 있게 된 상태입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주변에서 ‘영어 좀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마지막 4단계는 완전히 몸에 익혀, 너무나 자연스럽게 되어 내가 잘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흔히 무아지경의 경지에 오른다고 말하는 단계입니다.

우리가 모국어로 쓰는 ‘한국어’ 능력이 바로 마지막 4단계에 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라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듣자마자 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의 한국어 듣기 능력이 처음부터 4단계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갓난아기 때는 한국어로 듣고 이해하는 능력이 거의 없었지만, 1,2,3단계를 거친 후 자연스럽게 4단계에 이르게 된 것인데요.

그런데 이 과정이 갓난아기 때 이루어졌기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은 없고 원래 있었던 능력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듣기’가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인지, 얼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일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이죠.

정리하면,

‘듣기’의 과정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복잡하며,
따라서 듣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라는 것이죠.

앞으로 특별 연재 시리즈 ‘영어 듣기의 비밀’에서 알려드릴 내용이 바로 이것인데요.

‘듣기라는 복잡한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와 이를 바탕으로 한 학습 전략.

정확히는 당신의 영어 듣기 능력을 2단계(의식적 무능력)에서 3단계(의식적 능력)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물론 이 시리즈를 읽기만 한다고 듣기 능력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잘못된 방법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일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영어 듣기가 안 되는 2가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